
저희 아이가 일주일 넘게 기침으로 고생하고 겨우 나아가려던 찰나, 수족구에 걸렸습니다. 그동안의 고생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기분이었죠. 평소보다 훨씬 예민해진 아이를 하루 종일 안고 있으면서, 대신 아파주고 싶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습니다. 최근 어린이집마다 수족구가 유행하면서 많은 부모님들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올해 수족구는 예전과 달리 증상이 더 다양하고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 수족구, 전형적이지 않은 증상들
수족구는 이름 그대로 손과 발, 입에 발진이 생기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입니다. 콕사키 바이러스나 엔테로 바이러스가 원인이고, 보통 고열과 인후통으로 시작해서 손발과 입안에 물집 형태의 발진이 나타나는 게 전형적인 패턴이죠.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최근 수족구는 이 전형적인 모습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해열제를 교차 복용해도 열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3일간 고열에 시달렸는데, 정작 발진은 많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제 주변 지인의 아이는 열은 거의 없었지만 손발은 물론 팔다리, 심지어 몸통까지 발진이 전신에 퍼져서 수두나 다른 질환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비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건 바이러스 아형이나 감염 경로에 따라 증상 발현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아이들은 손발톱 부위까지 바이러스가 침범해서 몇 주 후 손발톱이 빠지는 경우도 있고, 발바닥 발진 때문에 걷기를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입안 궤양이 심하면 통증 때문에 먹는 걸 거부해서 탈수 위험도 커지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수족구를 가벼운 질환으로만 생각했는데, 아이가 밤마다 깨서 울고 먹는 것조차 거부하는 모습을 보니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게 너무 속상했습니다. 특히 밤이 더 힘들었는데, 낮 동안 쌓인 피로와 통증이 겹쳐서인지 더 자주 깨고 보챘습니다.
전염 경로 차단이 최우선, 손 위생이 핵심
수족구는 전염력이 매우 강합니다. 어린이집에서 한 명만 걸려도 빠르게 전체로 퍼지는 이유가 여기 있죠. 전염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분변-구강 경로입니다. 감염된 아이의 대변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고, 기저귀를 갈 때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입으로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이 경로가 수족구의 가장 흔한 전염 방식이기 때문에, 손 씻기가 정말 중요합니다. 기저귀 교체 전후에는 보호자와 아이 모두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고, 외출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경험상 손 씻기는 30초 이상, 비누를 사용해서 손가락 사이와 손톱 끝까지 꼼꼼하게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손 소독제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인데, 저는 외출 시 손 소독제를 사용하더라도 귀가 후에는 반드시 비누로 다시 씻겼습니다.
두 번째는 직접 접촉입니다. 수족구 발진 부위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기 때문에, 피부 접촉이나 공용 장난감, 문손잡이, 식기 등을 통해서도 전염됩니다. 어린이집에서는 개인용 컵과 식기를 사용하도록 하고, 장난감이나 공용 물품은 에탄올이나 희석된 락스로 정기적으로 소독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비말 감염입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지만, 이 경로는 앞의 두 가지보다는 흔하지 않습니다.
어린이집 등원 문제는 많은 부모님들이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수족구 확진 후에는 최소 일주일은 집에서 격리하는 게 원칙입니다. 요즘은 어린이집에서도 완치 판정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보입니다. 저도 소아청소년과에서 완치 판정서를 받아 제출한 후에야 등원할 수 있었습니다.
수족구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수영장이나 키즈 카페 같은 공용 공간 이용을 자제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는데도 키즈 카페나 물놀이장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치료는 대부분 대증 요법입니다. 특효약이 없기 때문에 열이 나면 해열제를 사용하고, 입안 통증 때문에 먹기 힘들어하면 차가운 음료나 요거트, 아이스크림 같은 부드러운 음식으로 탈수를 막아야 합니다. 뜨겁거나 산성이 강한 음식, 탄산음료는 입안을 더 자극할 수 있어 피하는 게 좋습니다. 피부 발진에 통증이 있다면 냉찜질이 도움이 되고, 발바닥이 아파 걷기 힘들어하면 두꺼운 양말을 신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해열제에 반응하지 않는 고열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탈수 증상이 심하거나, 경련이나 팔다리 힘 빠짐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면 뇌수막염 같은 합병증을 의심해야 하므로 즉시 병원에 가야 합니다.
아이가 아픈 모습을 보는 건 부모에게 정말 힘든 일입니다. 제가 겪어보니 '이제 괜찮아지겠지' 싶을 때마다 또 다른 증상이 나타나서 마음이 지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결국 이 시기도 지나간다는 걸 알기에, 오늘도 아이를 안고 버텨봅니다. 수족구는 예방이 최선이지만, 걸렸다면 증상 완화와 합병증 예방에 집중하면서 아이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이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신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