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휴직을 앞두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솔직히 돈 문제였습니다. 아이가 주는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월급이 반으로 줄어든다는 현실 앞에서는 막막함이 먼저 밀려왔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준비할 게 많더군요. 정부 지원금부터 고정 지출 줄이기, 투자 전략, 연말정산 세팅까지. 하나씩 정리하다 보니 육아휴직 기간에도 자산을 지키고 오히려 키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육아휴직 기간, 저축은 어떻게 사수할까
제일 먼저 한 일은 수입과 지출을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막연하게 불안해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숫자로 보는 게 훨씬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육아휴직 중에 받을 수 있는 돈을 계산해 보니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출산 전후 휴가 급여는 첫 두 달은 통상 임금 100%를 회사에서 받고, 세 번째 달은 정부에서 최대 220만 원까지 지급됩니다. 그다음 육아휴직 급여는 3개월까지 최대 250만 원, 6개월까지 200만 원, 12개월까지 160만 원입니다. 23개월은 월 50만 원이 추가되고, 아동수당 10만 원까지 합치면 월 300~350만 원 정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정부 지원이 꽤 잘 되어 있다는 걸 이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게 회사 수당입니다. 회사는 설과 추석에 상여금을 주는데, 육아휴직 중이면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상여금 지급 시점에 맞춰 육아휴직을 잠깐 중단하고 복직 처리 후 연차를 쓰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육아휴직은 세 번까지 나눠 쓸 수 있으니 이런 식으로 꼼꼼하게 계획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지출 관리는 두 가지 포인트로 잡았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 비용 한도를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기저귀나 분유 같은 고정 지출은 월 60만 원으로 설정했고, 유모차나 카시트 같은 아기용품은 정부 지원금 범위 내에서만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출산 지원금과 지역 육아 지원금 합치면 300만 원 정도 되는데, 당근마켓을 적극 활용하면 충분하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실제로 기저귀 가리개를 25,000원에 구매해서 깨끗하게 세탁해 쓰고 나중에 1만 원에 되팔 계획입니다.
두 번째는 부모 생활비 다이어트입니다. 전기세는 출산 후 3년 미만 가구에 30% 할인이 적용되고, 지역화폐로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통신비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알뜰 요금제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제 용돈도 과감하게 60% 정도 줄였습니다. 출퇴근 교통비, 회사에서 습관적으로 사 먹던 커피값, 간식값이 다 사라지니까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OTT 서비스나 AI 구독도 정리했습니다. 아이 키우다 보면 넷플릭스 볼 시간도 없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거든요.
줄어든 수입, 투자는 어떻게 이어갈까
저축만으로는 답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낀 돈을 그냥 놔두기보다는 계속 굴리고 싶었습니다. 저희는 미국 주식과 가상화폐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변동성이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이가 자라는 시간 동안 자산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지금 비트코인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오히려 기회라고 봤습니다. 미국 주식은 테슬라, 엔비디아, 구글 같은 우량주 위주로 담고 있습니다. 환율 이슈가 있을수록 세계 1등 자산을 묻어두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 자산만 가지고 있으면 코스피가 올라도 환율이 올라버리면 달러로 환산했을 때 수익이 별로 없더군요. 육아휴직 기간에는 큰 금액을 한꺼번에 투자할 여유가 없으니 매일 소액씩 분할 매수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시장 상황을 일일이 보면서 매매하기엔 육아가 너무 바쁠 테니까요. 다행히 요즘은 소수점 투자가 잘 되어 있어서 하루에 1~2만 원씩 담기도 편합니다. 금액보다는 꾸준히 투자하는 주기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아이 증여 계좌도 시작할 계획입니다. 비트코인 0.1개를 아이 이름으로 물려주는 게 저희 부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 가치로는 1천만 원 초반대인데, 10~20년 뒤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대학 등록금이나 꿈을 지원하는 밑천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성년자 자녀에게는 10년 주기로 2천만 원까지 증여세 없이 줄 수 있으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금 미리 증여해 두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연말정산 세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육아휴직 급여는 연말정산 대상 소득이 아니라서 세금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부부 중 누구한테 공제 혜택을 몰아주느냐가 핵심입니다. 저희는 의료비와 산후조리비는 제 카드로, 나머지 모든 생활비는 남편 카드로 쓰기로 했습니다. 의료비는 연봉의 3%를 초과해야 공제가 시작되는데, 일시적으로 소득이 낮아진 저한테 몰아줘야 3% 문턱을 넘기기 쉽습니다. 2026년부터는 산후조리비와 산후도우미 비용도 세액 공제가 되니 이것만으로도 제 연말정산은 거의 끝납니다. 아이 부양가족 등록과 태아보험 계약자도 남편으로 맞췄습니다. 세금을 더 많이 낼 사람 쪽으로 싹 몰아주는 게 가족 전체로 봤을 때 환급액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이더군요. 보험료는 계약자뿐만 아니라 납입자까지 일치시켜야 공제가 가능하니 이 부분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이렇게 연말정산을 미리 세팅했을 때와 안 했을 때 1년에 100~150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하니 절대 놓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육아휴직은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니라 전략을 재정비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막연한 불안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바꿔놓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처음 엄마가 되어보는 거라 미지의 영역이긴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자산을 지키고 키우는 경험을 직접 해보고 나중에 결과를 공유해보고 싶습니다. 육아휴직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너무 막막해하지 마시고, 하나씩 계획을 세워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