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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일본에서 운전하는 게 무섭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차가 왼쪽으로 달린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포기할 이유가 됐습니다. 그런데 아이 둘을 데리고 두 번째 일본 가족여행을 준비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캐리어와 유모차를 끌고 기차 환승을 반복하다 보니, '이동 자체가 여행의 절반을 잡아먹는다'는 걸 몸으로 느꼈기 때문입니다.
운전석이 반대라는 것,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일본은 좌측통행(Left-hand traffic) 국가입니다. 여기서 좌측통행이란 차량이 도로의 왼쪽 차선을 기준으로 주행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는 우측통행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운전 경력이 오래된 분일수록 오히려 처음에 더 헷갈릴 수 있습니다. 몸에 밴 습관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오기 때문입니다.
제가 실제로 영상을 보면서 놀랐던 부분은 시동이나 브레이크, 액셀 위치는 우리나라와 거의 같다는 점이었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깜빡이와 와이퍼 레버의 위치, 그리고 기어 조작이 왼손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턴 시그널(Turn signal), 즉 방향지시등이 오른쪽 레버에 있고, 와이퍼가 왼쪽 레버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과 정반대입니다. 처음 며칠은 교차로에서 우회전 신호를 넣으려다 와이퍼가 켜지는 경험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제가 스스로 만든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일본에서 운전할 때는 "오른쪽이 중앙선"이라는 문장을 출발 전에 반드시 머릿속에 넣는 것입니다. 이 한 문장을 외우고 있으면 차선을 잡는 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특히 우회전 시 반대 차선으로 들어가는 실수, 즉 역주행을 방지하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오토매틱(Automatic) 차량, 즉 자동변속기 차량을 빌리면 기어 조작에 대한 부담은 거의 없습니다. 일본 렌터카 시장에서 대부분의 차량이 자동변속기로 제공되기 때문에, 수동 기어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도요타 렌터카 같은 경우 한국 사이트에서도 예약이 가능하고, 차종 선택 시 오토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운전석 위치: 일본은 오른쪽, 한국은 왼쪽
- 턴 시그널(방향지시등): 일본은 오른쪽 레버, 한국은 왼쪽 레버
- 와이퍼: 일본은 왼쪽 레버, 한국은 오른쪽 레버
- 기어 조작: 일본은 왼손, 한국은 오른손
- 주행 방향: 일본 좌측통행, 한국 우측통행
일본 교통신호, 복잡해 보이지만 원칙은 단순합니다
제가 직접 교차로 영상을 보면서 가장 당황했던 부분이 바로 신호등이었습니다. 일본의 교차로에는 신호등이 최대 여섯 개까지 설치될 수 있습니다. 처음 보면 어느 신호를 봐야 할지 순간 멍해집니다.
그런데 원칙 자체는 단순합니다. 일본에서는 청색 신호(파란불) 일 때 직진, 좌회전, 우회전 모두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별도의 우회전 보호 신호가 없어도 조심스럽게 우회전할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일본에서는 반드시 신호에 따라서만 움직여야 합니다. 신호 없이 우회전하다가는 교통법규 위반이 됩니다.
방향별 화살표 신호등, 즉 애로우 시그널(Arrow signal)이 설치된 교차로도 있습니다. 여기서 애로우 시그널이란 직진, 좌회전, 우회전 방향마다 별도의 화살표 신호가 켜지는 방식을 말합니다. 빨간불이라도 직진 화살표가 켜져 있으면 직진은 가능하고, 우회전 화살표가 없다면 우회전은 불가입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을 미리 알지 못했다면 현장에서 100%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정지선(Stop line) 준수도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일본 도로에는 '토마레(止まれ)'라고 적힌 표지와 함께 정지선이 그어진 구간이 있습니다. 이 정지선에서는 반드시 완전히 멈췄다가 출발해야 합니다. 일본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 단속을 엄격히 진행하기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속도를 줄이는 정도로 지나치면 위반이 됩니다. 일본 경찰청 교통안전 자료에서도 정지선 위반은 주요 적발 항목으로 분류됩니다.
유턴(U-turn)은 별도의 유턴 금지 표지가 없는 구간에서는 허용됩니다. 반대로 금지 표지가 있는 곳에서 유턴했다가는 바로 위반입니다. 이 점은 우리나라와 동일한 방식이라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주유, 주차, ETC — 미리 알면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습니다
렌터카를 빌리면 반드시 챙겨야 하는 실무가 세 가지 있습니다. 주유, 주차, 그리고 고속도로 ETC입니다. 제가 직접 영상을 보면서 '이건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싶었던 내용들입니다.
먼저 주유입니다. 일본 셀프 주유소에서는 연료 종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 휘발유는 레귤러(レギュラー), 고급 휘발유는 하이오크(ハイオク), 경유는 경유(軽油)로 표기됩니다. 중요한 것은 일본 주유소 직원에게 "가솔린 주세요"라고 하면 못 알아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 경험상 "레귤러 가득 오네가이시마스"라는 문장 하나를 외워두면 셀프가 아닌 일반 주유소에서도 문제없이 통합니다. 계기판의 주유 마크 화살표 방향을 보면 주유구가 차량 어느 쪽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렌터카 반납 전에는 반드시 가득을 채워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다음은 주차입니다. 일본의 코인 파킹 요금은 도심 기준으로 10분당 100엔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반면 도로변 온스트리트 파킹(On-street parking), 즉 도로에 지정된 노상 주차 구역은 시간당 300엔 정도로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단, 이 노상 주차는 지정된 영업 시간 내에만 운영되고 대개 한 시간 단위로 티켓을 끊는 방식입니다. 티켓은 차량 대시보드 위에 보이게 올려두거나 창문 안쪽에 붙여두면 됩니다. 무단 주차(Illegal parking) 적발 시 벌금이 비싸고, 3회 위반이면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ETC(Electronic Toll Collection)입니다. ETC란 고속도로 통행료를 무정차로 자동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우리나라의 하이패스와 동일한 개념입니다. 렌터카 예약 시 ETC 포함 옵션을 선택하면 별도의 처리 없이 고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고속도로 통행료는 구간에 따라 상당히 비싼 편이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 많은 일정이라면 ETC 포함 여부를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일본 운전, 한국 면허증만 있으면 되나요?
A. 한국 운전면허증만으로는 일본에서 운전할 수 없습니다. 국제운전면허증(International Driving Permit)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출국 전 가까운 운전면허시험장이나 경찰서에서 당일 발급이 가능하므로, 렌터카를 계획하고 있다면 출발 전에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도쿄나 오사카에서도 렌터카가 유리한가요?
A. 도심 대도시는 지하철망이 촘촘하고 주차 비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렌터카의 이점이 크지 않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엔 후쿠오카에서 벳푸·유후인을 잇는 규슈 이동이나,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불편한 지방 관광지 위주의 일정일 때 렌터카의 효율이 훨씬 높아집니다.
Q. 일본 고속도로 통행료는 얼마나 비싼가요?
A. 구간에 따라 다르지만, 예를 들어 후쿠오카에서 벳푸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편도 2,000~3,000엔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대신 여러 명이 한 차량으로 이동하면 1인당 비용은 대중교통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ETC 옵션을 포함한 렌터카로 주말 할인 요금을 적용받으면 비용을 더 줄일 수 있습니다.
Q. 일본 내비게이션은 어떻게 사용하나요?
A. 일본 렌터카에 내장된 내비게이션은 목적지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주소 전체를 입력하지 않아도 전화번호만 넣으면 목적지가 설정됩니다. 일본어 인터페이스가 익숙하지 않다면, 구글 맵(Google Maps)을 스마트폰에서 실행해 음성 안내로 병행하는 방법도 충분히 효과적입니다.
Q. 아이와 함께 일본 렌터카 여행, 어디서 빌리는 게 좋나요?
A. 도요타 렌터카는 한국어 예약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어 출국 전에 차종, ETC 포함 여부, 보험 등을 미리 설정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있다면 차일드 시트(Child seat) 옵션도 예약 시 반드시 함께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 픽업 시 차일드 시트를 요청하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
일본 렌터카 여행은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 선택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일본의 교통 방식을 미리 공부한 사람이 더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좌측통행, 신호 체계, 주유 방법, 주차 규정 — 이 네 가지를 출발 전에 충분히 익혀두면 처음의 긴장감은 빠르게 가라앉습니다.
저는 가족여행에서 '얼마나 많이 보느냐'보다 '얼마나 덜 지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아이 둘과 여행하면서 실감했습니다. 그 기준에서 보면 렌터카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여행의 여유를 만들어주는 선택지입니다. 다음 일본 가족여행에서는 '어디를 갈까' 이전에 '어떻게 이동할까'를 먼저 고민해볼 계획입니다.